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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글쓰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며 읽기를 추천한다. 본문

책/정치, 사회

대통령의 글쓰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며 읽기를 추천한다.

현무랑 니니 2014. 7. 3.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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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IT로 먹고 산다.

IMF 직후 IT에 거품이 잔뜩 낀 때도 있었지만 시대를 잘 만나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도 많이 다녀보았다.

지식사회, 문화산업이 부의 원천이 되는 시대인 21세기 전후에 인생의 황금기를 맞이하였기 때문이리라.


"좋은 시대라 하여도 그 기회를 잡지 못하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한국은 어떻게 그 시대를 잘 이용하여 지금의 정보화 시대를 선도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늘 있었다.


그 초석을 김대중 대통령이 놓았고 노무현 대통령 때 꽃을 피웠다.

이 사실은 한겨레에서 강원국 행정관의 책 "대통령의 글쓰기"에 대한 인터뷰를 보며 알게 되었다.

무척이나 새롭고 놀라웠던 사실에 깜짝 놀라 바로 서점에서 그 책을 사서 읽었다.




이 책은 강원국 연설행정관이 펴낸 책이다.

저자는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을 대한민국 최고의 문필가로 꼽았다.

삶을 통틀어 생각하고, 글을 쓰고, 실천할 수 있었던 두 대통령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존경으로 8년간 연설문을 작성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출처: 김대중 사이버 기념관

IMF 국난의 위기를 극복하고 햇볕정책으로 남북한의 긴장을 완화하여 평화통일의 초석을 놓았던 김대중 대통령,

출처: 노무현재단

햇볕정책을 계승 발전하여 남북관계를 한단계 성숙시키고 평생을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헌신한 노무현 대통령을 취임 기간의 연설문들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준다.


민주정부 10년은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도약하고 세계의 주역이 되게 한 그런 확실히 중요한 시기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신자유주의와 삽질로 국토를 유리하고 의료, 기간산업 민영화로 국가의 기둥을 뿌리째 뽑아버리는 망국의 정권과는 차원이 다른 것을 통렬히 깨우쳐준다.

공기는 있을 때는 모르지만 없을 때는 비로소 소중함을 알게 되듯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을 잃고 나서야 참된 가치를 알게 된 것이다.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위대한 두 대통령의 가치를 알려준 이 책은 저자가 노무현 대통령이 쓰라는 말이 계기라고 한다.

"우리나라 글쓰기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공직자들이 그래야 합니다.

글쓰기에 관한 책을 쓰세요.

연설비서관실에서 일하면서 깨달은 글쓰기에 관한 노하우를 공유하는 책을 쓰세요."


책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치열한 국정 운영 과정에 담긴 연설문 작성에 얽힌 일화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집권 기간 중요한 사건들에 대하여 작성했던 연설문의 일부를 다시 읽게 되는 것도 큰 기쁨이다.


노 대통령이 글쓰기에 필요한 세 가지로 독서, 사색, 토론을 들었다.

임기 내내 치열하게 연설문 작성하였고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연설문을 작성하는 과정과 실제 연설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비교하는 대목이 흥미롭다.

서로 다르면서도 닮은 점은 독서와 사색, 토론을 좋아했다. 뛰어난 통찰력을 키웠고 말과 글로 표현했다.


김대통령의 안정, 설득, 논리, 반복을 주로 활용하고 노대통령은 역동, 솔직, 소탈, 강조에 방점이 있다.


대통령의 주요 연설문으로는 취임사와 신년사, 3.1절, 8.15 광복절 등이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각 부문이 올려주는 자료 등에 기반해 연설비서관실에서 연설문 초안이 만들어지고 대통령이 수정보완을 반복하여 마지막으로 확정이 되는 것이다.

하여 저자는 글쓰기에 대한 시작과 전개와 마무리까지 수많은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출처: 오마이뉴스

3.1절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을 향해 연설문에서 언급한 메시지는 진심 어린 충고였다.

 "일본에 대해서 한마디 꼭 충고를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국민의 가슴에 상처를 주는 발언들은 흔히 지각없는 국민이 하더라도, 

흔히 인기에 급급한 한두 사람의 정치인이 하더라도 

적어도 국가적 지도자의 수준에서는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국민이, 우리 정부가 절제할 수 있게 일본도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 이상의 말씀은 더 드리지 않겠습니다."


출처: 김대중 사이버 기념관

김대중 대통령의 만델라를 위한 만찬 연설문은 칭찬의 기술의 백미라 할 것이다.

"오늘 저는 너무도 귀하고 반가운 손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는 '20세기의 위대한 양심'이라고 불리는 분입니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고난 속에서 입증하신 분입니다.

화해와 포용만이 모두의 발전을 가져온다고 믿고 계신 분입니다.

평생을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신 만델라 전 대통령 각하와

일행 여러분을 모시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자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 만나 행복한 시간이라 했다.

내가 선택한 그 두 대통령의 재임기간에 행복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 두 대통령을 겪고 또는 겪으면서 틀렸음을 절감했고 하고 있다.

내가 제대로 알지 못했음을 이 글을 통해서 반성하고 사죄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한 글쓰기에 관한 지침을 저자은 아래처럼 요약했다.

 1. 자네 글이 아닌내 글을 써주게. 나만의 표현방식이 있네. 그걸 존중해주게.

 2. 자신 없고 힘이 빠지는 말투는 싫네. '~같다'는 표현은 삼가게.

 3. '부족한 제가'와 같이 형식적이고 과도한 겸양도 예의가 아니네.

 4. 굳이 다 말하려고 할 필요 없네. 경우에 따라서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도 연설문이 될 수 있네.

 5. 비유는 너무 많아도 좋지 않네.

 6. 쉽고 친근하게 쓰게.

 7. 글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쓰게. 설득인지, 설명인지, 반박인지, 감동인지.

 8. 연설문에는 '~등'이란 표현은 쓰지 말게. 연설의 힘을 떨어뜨리네.

 9. 때로는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것도 방법이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고 한 킹 목사의 연설처럼.

 10. 짧고 간결하게 쓰게. 군더더기야말로 글쓰기의 최대 적이네.

 11. 수식어는 최대한 줄이게. 진정성을 해칠 수 있네.

 12. 기왕이면 스케일을 크게 그리게.

 13. 일반론은 싫네. 누구나 하는 얘기 말고 내 얘기를 하고 싶네.

 14. 치켜세울 일이 있으면 아낌없이 치켜세우게. 돈 드는 거 아니네.

 15. 문장은 자를 수 있으면 최대한 잘라서 단문으로 써주게. 탁탁 치고 가야 힘이 있네.

 16. 접속사를 꼭 넣어야 된다고 생각하지 말게. 없어도 사람들은 전체 흐름으로 이해하네.

 17. 통계 수치는 글의 신뢰를 높일 수 있네.

 18. 상징적이고 압축적인, 머리에 콕 박히는 말을 찾아보게.

 19. 글은 자연스러운 게 좋네. 인위적으로 고치려고 하지 말게.

 20. 중언부언하는 것은 절대 용납 못하네.

 21. 반복은 좋지만 중복은 안 되네.

 22. 책임질 수 없는 말은 넣지 말게.

 23. 중요한 것을 앞에 배치하게. 사람들은 뒤를 잘 안 보네. 

       단락 맨 앞에 명제를 던지고, 뒤에 설명하는 식으로 서술하는 것을 좋아하네.

 24. 사례는 많이 들어도 상관없네.

 25. 한 문장 안에서는 한 가지 사실만을 언급해주게. 헷갈리네.

 26. 나열을 하는 것도 방법이네. '북핵 문제, 이라크 파병, 대선자금 수사...' 나열만으로도 당시 상황의 어려움을 전달할 수 있지 않나?

 27. 같은 메시지는 한곳으로 응집력 있게 몰아주게. 이곳저곳에 출몰하지 않도록.

 28. 평소에 사용하는 말을 쓰는 것이 좋네. 영토보다는 땅, 식사보다는 밥, 

       치하보다는 칭찬이 낫지 않을까?

 29. 글은 논리가 기본이네. 멋있는 글을 쓰려다가 논리가 틀어지면 아무것도 안 되네.

 30. 이전에 한말들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네.

 31.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은 쓰지 말게. 

       모호한 것은 때로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지금 이 시대가 가는 방향과 맞지 않네.

 32. 단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는 주제가 생각나지 않으면, 그 글은 써서는 안 되는 글이네.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받는 벌 중의 하나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라고 플라톤이 말했다.

나는 이제 가만히 있지 않겠다.


끝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제 16대 대통령 취임식의 영상을 아래에 걸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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